지원회화 - 켄트×월레스


C

켄트 : 월레스님!

월레스 : 켄트인가.

켄트 : 다시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작년, 떠나시고 나서
어디에 계셨습니까?
행방을 몰라서,
린디스님도 걱정하고 계셨습니다.

월레스 : 뭐.
이곳저곳 떠돌아다녔다.
제법 체력이 떨어져서
자신을 다시 단련하고 있었지.

켄트 : 그렇군요...

월레스 : 네놈도
단련에 게으름은 없었겠지?

켄트 : 안심하시길.
매일 정진하고 있습니다.

월레스 : 린디스님은...
꽤나 적응하신 모양이군.
공녀로서의 기품이
갖춰졌다.

켄트 : 네, 정말로...
근사하신 분입니다.

월레스 : 오랜만에 뵈었지만,
역시 마델린님과
꼭 닮으셨구나...

켄트 : 그러고 보니...
17년 전, 마델린님께서
사랑의 도피를 하신 당시에,
월레스님은 이미 기사단에
계셨습니까?

월레스 : 그래.
마델린님에 관한 것도,
하살에 관한 것도 잘 알고 있다.

켄트 : 하살 공...이라면,
린디스님의
아버님이시지요?

월레스 : 그렇다.
나의 친구였지.
사카 백성답게
말이 없는 남자였는데,
린디스님처럼
거짓 없는,
아름다운 눈을 가지고 있었지...


B

켄트 : 린디스님의 양친께서
사랑의 도피를 하셨을 때,
하우젠님은 몹시 화내셨다고
들었습니다...

월레스 : 그래.
그 온후하신 분이,
마델린님과 관련된 일이라면,
안색이 바뀌셔서 말이다.
나에게 두 사람을 끌고 오도록
명령하셨지.
저항한다면 하살을
처리하라...고까지 하셨다.

켄트 : 그런 일이
있었던 겁니까...
지금의 상냥하신 후작님의 모습으론
상상조차 불가능하군요.

월레스 : 나는 명령을 받고,
둘의 행방을 쫒았다.
마델린님은 여행이 익숙치 않으신 분,
쉽게 따라잡을 수 있었으나...
간단하게 데리고 가는 것은
불가능했지.

켄트 : 어째서입니까?

월레스 : 두 사람은 내게 말했다.
똑같은 말을 말이지.
나쁜 건 자신이다,
상대에게 책임은 없다, 고.

켄트 : ......

월레스 : 결국, 나는 두 사람이
국경을 넘을 때까지 눈을 감고,
후작님께는
놓치고 말았다고 보고했다.

켄트 : 주군의 명에
따르지 않으신 겁니까!?

월레스 : ...그 덕분에 반년 정도
감옥에서 지내게 되었지.
그 시절 후작님의 분노를 생각하면
관대하신 조치였을지도 모른다.

켄트 : 어째서 그런 짓을?
확실히,
기분은 이해합니다만...
하지만, 명령 위반은
기사로서 용서받을 수 없는 행위입니다.

월레스 : 그렇지.
하지만, 자네라면
어떻게 했겠나?
마델린님을 강제로 끌고 가서,
두 분의 사이를 갈라놓았을 건가?
그렇게 했다면 마델린님께선
슬픈 나머지 자해를 하셨을지도 모른다.
린디스님께서
태어나실 일도 없었겠지.

켄트 : 그것은...

월레스 : 후작님이
붕어하신 뒤에는...
키아란의 실권은 정식으로
랑그렌이 쥐게 되었겠지.
만약 그렇게 되었다면,
너는 어떻게 할 거지?
키아란가에 맹세한 충성에 따라,
랑그렌의 뒤를 따를 건가?

켄트 : ......

월레스 : 우리는 주군을 섬기는 기사,
명령은 절대적이다.
하지만, 그저 명령에 따르는 것만이
기사의 본분은 아니다.
자신이, 정말로 주군을 위한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인지...
기사되는 자는 고뇌해야 한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A

켄트 : 월레스님.

월레스 : 오오, 켄트!
아까부터 보고 있었는데,
또 실력이 올라간 모양이구나.

켄트 : 네, 월레스님의
지도 덕분입니다.
그런데, 월레스님...

월레스 : 뭐지?

켄트 : 하우젠님은 후에, 월레스님의 행동에
감사하고 계셨습니다.
그러니, 월레스님의 명령 위반은
충의에 의한 것이죠.
하지만 저로서는 좀처럼
본받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명령에 따르는 것이 기사의 의무라고,
저는 그저 믿어만 왔습니다.
하지만...
저는...
어찌하면 되겠습니까?
기사의 충의란
어떻게 행동하는 것입니까?

월레스 : 켄트.
그것은
너 자신이 생각하는 것이다.

켄트 : 제가, 말입니까.
하지만...

월레스 : 내가 저지른 명령 위반은,
내가 주군을 위해서라 믿고 행동한 것.
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올바른 일이라고는 단언할 수 없다.

월레스 : 너의 충의에는
한 점의 흐트러짐도 없다.
섬겨야 할 주군이
마음의 한가운데에 있기만 한다면,
망설일 것 따윈 없는 법.
그렇지 않나?

켄트 : 네...
확실히,
말씀하신 대로입니다.
감사합니다,
월레스님.
월레스님께는, 여전히
배울 점이 많군요....
앞으로도 부디 저를
지도해 주시길 바랍니다.

월레스 : 와하하하하하하
알고 있다!
이 월레스, 한 번 퇴역한 몸이라곤 하나
아직, 너희들한테
뒤처질 수는 없지!!
자, 전장으로 복귀하자꾸나.
나를 따라와라, 켄트!

켄트 : 넵!